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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제가 내분비내과에서 일하기 전까지는 당뇨병이 그저 '혈당 높은 병'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매일 환자분들의 혈당 수치를 확인하면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분명 같은 식단을 드시는데 20대 환자와 50대 환자의 혈당 패턴이 완전히 다른 겁니다. 같은 칼로리, 같은 메뉴인데 어떤 분은 공복혈당이 높고, 어떤 분은 식후혈당만 튀어 오릅니다. 이 차이가 단순히 개인차일까요? 아니면 나이에 따른 명확한 차이가 있는 걸까요? 제 경험상 젊은 당뇨와 중년 당뇨는 완전히 다른 병처럼 보였습니다.
젊은층 당뇨는 공복혈당부터 무너집니다
일반적으로 당뇨병은 식후혈당부터 오른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가 병동에서 본 20~30대 환자분들은 오히려 공복혈당 장애가 먼저 나타났습니다. 공복혈당(FPG, Fasting Plasma Glucose)이란 최소 8시간 이상 금식한 상태에서 측정한 혈당 수치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측정하는 혈당이 바로 공복혈당입니다.
정상 공복혈당은 100mg/dL 미만이며, 100~125mg/dL이면 공복혈당장애(전당뇨), 126mg/dL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합니다. 그런데 젊은 환자분들은 식후에는 비교적 괜찮은데 아침 공복혈당만 계속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는 처음엔 "전날 밤에 뭘 드셨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문제는 간에 있었습니다.
젊은층의 공복혈당 상승은 주로 비만과 내장지방 증가로 인한 간 기능 저하 때문입니다. 특히 지방간이 있으면 간이 수면 중에도 포도당을 과도하게 생산해 내보냅니다(출처: 대한당뇨병학회). 인슐린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니 간의 당 생성을 억제하지 못하는 겁니다. 제가 본 환자분 중 한 분은 허리둘레가 100cm가 넘었고 복부 CT에서 내장지방이 상당했는데, 공복혈당이 매일 140~160mg/dL을 오갔습니다. 반면 식후 2시간 혈당은 180mg/dL 정도로 상대적으로 양호했습니다.
실제로 젊은 당뇨 환자들은 인슐린을 많이 분비하는 편입니다. 초기에는 췌장이 버티려고 인슐린을 과다 분비하지만, 체내 세포들이 이에 반응하지 않는 인슐린저항성 때문에 혈당 조절이 안 되는 겁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췌장이 지쳐서 인슐린 분비 기능까지 떨어지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젊은 당뇨는 조기 발견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공복혈당만 주기적으로 체크해도 충분히 초기에 잡아낼 수 있습니다.
중년 이후에는 식후혈당이 문제입니다
중년 당뇨는 젊은층과 정반대입니다. 공복혈당은 오히려 정상인 경우가 많고, 식후 2시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패턴을 보입니다. 식후혈당(PPG, Postprandial Plasma Glucose)은 식사 후 2시간 시점에 측정한 혈당으로, 정상은 140mg/dL 미만, 140~199mg/dL이면 내당능장애(전당뇨), 200mg/dL 이상이면 당뇨병입니다. 여기서 내당능장애란 혈당을 정상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이 떨어진 상태를 의미합니다.
저는 병동에서 50대 이상 환자분들을 보면서 이 패턴을 확실히 느꼈습니다. 아침 공복혈당은 110mg/dL 정도로 괜찮은데, 점심 식사 2시간 후에 측정하면 250mg/dL까지 치솟는 경우가 흔했습니다. 같은 식단인데도 젊은 환자분들과 혈당 반응이 전혀 달랐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요? 핵심은 노화와 근육량 감소입니다.
중년 이후에는 근감소증(Sarcopenia)이 진행됩니다. 근감소증이란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하는 현상으로,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서 더 빠르게 진행됩니다. 실제로 65세 이상 당뇨병 환자의 근감소증 유병률은 비당뇨병군에 비해 2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대한노인병학회). 음식을 먹으면 인슐린이 분비되어 혈당을 근육으로 보내 에너지로 저장하는데, 근육이 줄어들면 혈당을 처리할 공간 자체가 부족해지는 겁니다.
제가 담당했던 한 환자분은 68세 여성분이었는데, 체중은 정상이고 공복혈당도 105mg/dL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식후혈당을 측정해보니 매번 220~240mg/dL이 나왔습니다. 근력 검사를 해보니 악력이 또래 평균의 70% 수준이었고, 하체 근육량도 상당히 감소한 상태였습니다. 결국 단백질 섭취를 늘리고 저항성 운동을 병행하니 한 달 뒤 식후혈당이 180mg/dL대까지 떨어졌습니다.
당화혈색소로 장기 혈당을 확인하세요
환자분들이 제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제 당화혈색소가 7.2%인데 심한 건가요?"입니다. 당화혈색소(HbA1c)는 최근 2~3개월간의 평균 혈당을 반영하는 지표입니다. 쉽게 말해 적혈구 속 헤모글로빈에 포도당이 달라붙은 비율을 측정한 것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장기간 혈당이 높았다는 뜻입니다.
당화혈색소 진단 기준은 명확합니다. 5.7% 미만이 정상, 5.7~6.4%가 전당뇨, 6.5%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합니다. 일반적으로 당화혈색소만 보고 진단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공복혈당이나 식후혈당과 함께 봐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병동에서 이런 경우를 자주 봤습니다. 공복혈당은 95mg/dL로 정상인데 당화혈색소가 6.8%로 높게 나온 경우입니다. 이런 환자분들은 대부분 식후혈당이 문제였습니다. 공복만 체크하다가 숨어 있는 고혈당을 놓치는 겁니다. 반대로 공복혈당이 130mg/dL로 높은데 당화혈색소는 5.9%로 정상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분들은 최근 스트레스나 감염으로 일시적으로 혈당이 오른 경우가 많았습니다.
당화혈색소의 장점은 안정적이라는 점입니다. 공복혈당은 전날 식사, 수면, 스트레스에 영향을 많이 받지만, 당화혈색소는 2~3개월 평균이라 단기 변동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다만 빈혈이나 신부전, 수혈을 받은 경우에는 수치가 왜곡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제가 본 한 환자분은 만성 신부전으로 투석을 받고 계셨는데, 실제 혈당은 높은데 당화혈색소는 낮게 나와서 당뇨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당화혈색소 관리 목표는 개인마다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6.5% 미만을 목표로 하지만, 고령이거나 저혈당 위험이 큰 경우에는 7~8%로 느슨하게 관리하기도 합니다. 제 경험상 가장 중요한 건 꾸준한 모니터링입니다. 3개월마다 당화혈색소를 체크하고, 식후혈당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게 최선입니다.
비만과 당뇨는 떼려야 뗄 수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비만이면 무조건 당뇨 걸리나요?"라고 물으십니다. 정답은 "무조건은 아니지만, 위험이 몇 배 높다"입니다. 제가 내분비내과에서 일하면서 느낀 건, 당뇨 환자 대부분이 복부비만이나 내장지방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비만은 단순히 체중 문제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인슐린저항성을 유발하는 가장 강력한 원인입니다.
비만, 특히 내장지방이 쌓이면 지방세포에서 염증물질(사이토카인)이 분비됩니다. 이 염증물질이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하면서 인슐린저항성이 생기는 겁니다. 인슐린은 충분히 분비되는데 세포가 반응을 안 하니 혈당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내장지방이 많으면 지방간이 생기고, 지방간은 간에서 포도당을 과다 생성하게 만듭니다. 결국 공복혈당까지 올라가는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제가 본 환자분 중 한 분은 BMI 32, 허리둘레 105cm의 고도비만이었습니다. 공복혈당 145mg/dL, 당화혈색소 7.8%로 당뇨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6개월간 체중을 8kg(전체 체중의 약 9%) 감량하니 공복혈당이 110mg/dL로, 당화혈색소가 6.4%로 떨어졌습니다. 약을 줄일 수 있을 정도로 개선된 겁니다. 실제로 체중 5~10% 감량만으로도 인슐린저항성이 크게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하지만 꼭 비만이 아니어도 당뇨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른바 '마른 당뇨'입니다. 저는 병동에서 BMI 22, 체중 60kg의 마른 체형인데도 당뇨 진단을 받은 환자분을 본 적이 있습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데 복부 CT를 찍어보니 내장지방이 상당했고, 근육량은 또래 평균의 80% 수준이었습니다. 아시아인은 서양인보다 인슐린 분비 능력이 약해서 비만하지 않아도 당뇨에 걸리기 쉽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비만과 당뇨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어디에 살이 찌느냐'입니다. 복부비만, 즉 내장지방형 비만이 문제입니다. 남자는 허리둘레 90cm 이상, 여자는 85cm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진단하며 당뇨 위험이 크게 높아집니다. 반면 엉덩이나 허벅지에 지방이 많은 피하지방형 비만은 상대적으로 대사 영향이 적습니다. 제 경험상 체중보다는 허리둘레를 줄이는 게 혈당 관리에 훨씬 효과적입니다.
젊은 당뇨와 중년 당뇨는 겉으로 보기엔 같은 병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메커니즘으로 진행됩니다. 젊은층은 공복혈당이, 중년층은 식후혈당이 먼저 무너지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제가 내분비내과에서 일하며 가장 안타까웠던 건, 공복혈당만 보고 안심하다가 이미 당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였습니다. 특히 젊은 분들은 증상이 없으니 검사를 안 하시다가, HbA1c가 8~9%를 찍고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를 함께 체크하고, 식후혈당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게 조기 발견의 핵심입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체중 관리와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시면 당뇨를 충분히 예방하거나 관리할 수 있습니다.
◈ 표로 간단히 정리
| 핵심 전략 | 혈당 스파이크 차단 | 인슐린 저항성 개선 |
| 중요 | 식습관 + 수면 | 체중감량 + 운동 |
| 약물 | 조기 사용 고려 | 단계적 접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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